제목 : 나의 결혼원정기
개봉 : 2005
감독 : 황병국
출연 : 정재영, 수애, 유준상
농촌총각 만택의 결혼원정기
만택은 나이가 38살이 되도록 연애한번 못하고 여자 눈도 마주치지 못한다. 만택이 어릴 때 친구랑 아주머니 목욕하는 걸 훔쳐보다가 혼난 뒤로 여자만 보면 덜덜 떠는 것이다. 거기다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살고 있으니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수가 없다. 이를 그냥 볼 수 없었던 할아버지는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신붓감을 찾아오라고 한다. 친구 희철은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맞선녀와 분위기가 좋지만 만택은 여자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퇴짜만 맞는다. 중계 매니저인 라라는 만택을 보고 안타까웠나 보다. 라라는 만택에게 인사부터 예절까지 하나하나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라라의 도움으로 맞선녀와 잘되는 듯 하지만 라라에게 마음이 더 끌린다. 만택의 쪽지에는 라라가 가르쳐준 '내일 또 만나요'라는 뜻의 우즈베키스탄 인사말을 한글발음으로 표현한 '다 자빠뜨러'가 적혀있다. 만택의 맞선녀가 펑크를 내면서 만택은 라라와 데이트를 하게 되고 둘은 점점 가까워지는 듯하다. 그런데 결혼원정대 사장이 불법신분증을 만든 게 걸려 도망가버리고 만택 일행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떠나라는 명령을 받는다. 만택은 다음날 라라가 있을만한 장소를 생각하고 결국 라라를 찾는다. 만택은 라라에게 고백하고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말한다. 라라는 만택을 피하듯이 도망가지만 자신을 따라오던 만택이 경찰에 붙잡혀 대화가 안 통하자 다시 돌아와 통역을 해준다. 그런데 경찰이 라라에게도 신분증을 요구한다. 라라의 반응에 뭔가 이상함을 느낀 만택은 경찰을 붙잡고 두드려 맞으면서 도망치라고 말한다. 라라는 사실 신분증을 위조한 탈북여성이었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불법체류자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택은 상심하고 돌아가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그때 어떤 꼬마가 자신이 라라에 선물해 준 손수건을 앞에서 흔들고 지나가는 걸 보고 만택은 라라가 근처에 숨어서 배웅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만택은 그녀가 탈북자인걸 알기에 직접 가지 못하고 대신 라라에게 배운 우즈베키스탄어 '다 자빠뜨러'를 외친다. 동료들에게 잡혀 게이트에 들어가면서도 다시 보고 싶다고 외치는 만택을 보고 라라는 눈물을 흘린다. 1년이 흐른 어느 날 만택은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국정원에서 만택을 찾아온다. 라라가 독일 대사관에 침입에 성공해 만택의 이름을 말하며 찾은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만택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으로 라라를 향해 달려간다.
현대 사회에서 사랑과 결혼
2005년도에 나온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주인공 만택처럼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매우 감동받았었다. 그리고 그때는 이후에 이런 감동을 주는 영화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마 시간이 지나도 이런 느낌의 영화는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사랑과 결혼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보단 필요에 의해서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랑이 빠진 결혼이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애할 때는 서로의 다른 점이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결혼을 하면 다른 점이 서로를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다른 점을 가진 모든 부부가 싸우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다를걸 예상하고 서로가 상대에게 맞춰줄 생각으로 결혼하면 그 커플은 결혼하고도 매우 잘 살 것이다. 나의 결혼원정기의 만택은 라라를 지키기 위해 두들겨 맞는 것도 자처한다. 라라는 만택을 만나기 위해 기어코 독입대사관 침입에 성공한다.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만 둘은 결국 만나 서로를 위해 양보하며 행복하게 살 것이다.
나의 결혼원정기 그 밖의 이야기들
황병국 감독은 노총각이 신부를 구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 해외 원정결혼은 농촌총각 장가보내기라는 사업이 있을 정도로 농촌 미혼남성들을 대상으로 과거부터 많이 이루어져 왔다. 농촌 인구가 줄어드는 걸 막고 농업을 살린다는 취지로 진행되었지만 최근 통계상으로는 국제결혼의 수가 많이 줄었다. 이는 국제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