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바르게 살자
개봉 : 2007
감독 : 라희찬
출연 : 정재영, 손병호, 이영은, 고창석, 이철민, 주진모, 이해영, 이한위
원칙주의자 정도만과 경찰서장의 대결
정도만은 원칙대로 하는 교통과 순경이다. 정도만은 새로 부임해 온 서장에게 범칙금을 부과하고 과장에게 한소리 듣는다. 최근 은행강도 사건이 많이 발생해 새로 부임하게 된 서장은 은행강도 대비 모의훈련을 진행한다. 뒤끝이 있는 서장은 도만을 불러 강도역할을 시킨다. 도만은 강도역할을 하고 서장이 강도를 제압하는 훈련이다. 그리고 훈련날 도만은 손님으로 번호표를 뽑고 창구로 가서 말없이 글을 보여줍니다. '소리 지르지 마시고 가방에 만 원권을 담으세요'라는 글을 보여주자 은행직원은 비상벨을 누른다. 형사가 강도역을 맡은 도만에게 오고 도만은 형사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고 '빵'하고 소리를 친다. 모의 연습이라 직접 쏜 건 아니지만 총을 맞은 형사는 쓰러져야 하는 거다. 이제 도만은 준비해 온 대로 CCTV를 종이로 가리고 파손이라고 쓴다. 강도들이 하는 것처럼 셔터로 내린다. 인질들을 묶어두고 시계와 핸드폰을 뺏는다. 손님으로 위장한 형사는 도만과 싸우게 된다. 형사는 우슈 달인이고 도만은 복싱 신인왕 출신이다. 당연히 싸움은 총을 든 도만이 이겼다. 벌써 사망자가 둘이나 나왔다. 진압대가 금고를 통해 침입할 때 도만이 공기차단시스템을 이용해 진압대를 제압하고 질식이라 적인 종이를 붙인다. 도만이 너무 철저히 준비해 와서인지 경찰이 쉽게 강도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실이 뉴스에 의해 전국으로 퍼지게 된다. 모의연습이지만 이대로 도만을 제압하지 못하면 전국적인 망신이 된다. 그리고 인질로 잡혀있던 임산부의 진통이 시작되고 잠시 훈련이 중단된다. 이때 서장이 도만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냐고 물어본다. 도만은 서장이 시킨 대로 성실히 준비했을 뿐이다. 도만이 끝내라고 말만 하시면 끝내겠습니다라고 말하지만 서장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훈련은 둘 중 하나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바르게 살자'
영화는 개그스러운 분위기를 이어가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도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도만은 훈련도중 얻게 된 도지사의 비리문서를 서장에게 넘겨 악을 징벌한다. 그리고 도만 자신도 훈련이 끝나고 모의훈련도중 과속을 해서 범칙금을 내러 온다. 영화 제목처럼 '바르게 살자'가 어울리는 모습이다. 도만이 처음 경찰 서장에게 범칙금을 부과했을 때는 융통성 없어 보였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막바지에 범칙금을 내러 온 도만은 소신 있어 보이고 오히려 멋있어 보인다. 영화제목은 간결하고 뭔가 명령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매우 당연한 소리다. 하지만 현실에서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고 그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감독은 이런 사람들에게 장난스럽게 하고 싶은 말을 제목으로 지은 것 같다.
고지식한 사람들에 대한 시선
정도만은 경찰이었을 때는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강도역을 맡았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경찰일 때는 무시만 당한다. 그리고 강도일 때는 경찰들을 손바닥 위에 있는 것처럼 가지고 논다. 정도만이 갑자기 대단한 능력을 가지게 된 걸까 하면 그렇지 않다.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을 뿐 정도만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똑같았다. 아마 실제 현실에서도 정도만 같은 사람들은 융통성이 없다고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세상 살려면 상황에 따라 융통성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인생선배로서 조언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정도만 같은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기 성격에 잘 맞는 곳에 취직했어야 할까? 아님 도만은 훌륭한데 집단이 잘못된 걸까. 영화에서는 집단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상황에 따라 융통성도 있어야 하고, 자기 능력이 빛을 발하는 곳을 잘 찾기도 해야 할 것이다. 너무 원칙대로만 하는 것도 주변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정도 말처럼 성실하게 자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무시받는 일은 잘못된 것 같다. 너무 원칙만 지킨다고 나무라기 이전에 잘못된 원칙을 바꾸는 게 더 올바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