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의 슬램덩크 극장판
슬램덩크는 1994년 1995년 총 4개의 극장판이 개봉된 이후로 거의 28년 만에 5번째 극장판이 개봉되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북산 공고와 산왕공고가 붙는 만화내용을 마지막 부분을 다루고 있다. 전국 3연패를 달성한 강자 산왕공고를 북산공고가 이기는 장면까지가 만화의 마지막 부분이다. 워낙의 강팀인 산왕공고를 상대로 20점 차 이상까지 벌어지지만 결국 따라잡는다. 극장판에서는 원작에 없던 송태섭의 어린 시절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송태섭은 어릴 때 친형이 배를 타고 나갔다가 죽었었다. 형은 촉망받는 농구선수였는데 형이 죽은 뒤로 형을 그리워하고 농구유망주였던 형의 그늘을 뒤쫓아왔다. 그리고 성장한 송태섭은 산왕을 이기고 좀 더 미래에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한다. 송태섭이 팔에 차고 있던 빨간 아대는 친형이 쓰던 물건이다. 송태섭은 농구 경기를 할 때 빨간 아대를 차면서 형과 같이 경기를 뛴다고 생각한다.
이번 극장판의 세 가지 특징
5번째 극장판은 거의 28년 만에 개봉되서인지 나름의 차별점을 두고 있다. 하나는 카툰랜더링, 두 번째는 송태섭 시점으로 제작, 세 번째는 원작에 없던 쿠키영상이다. 보통 2d만화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3d 카툰 랜더링을 사용해서 제작되었다. 실제 사람이 모션인식 장비를 착용하고 농구 게임을 한 다음 거기에 만화를 그려 넣는 방법이다. 그래서 만화 캐릭터가 실제 사람이 움직이는 거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송태섭 시점으로 제작되었다. 원작 만화에서 송태섭은 5명의 팀원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캐릭터였다. 그런 송태섭을 시점으로 제작되어 소외될 수 있었던 캐릭터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줬다. 그리고 영화 끝 쿠키영상에도 나오지만 송태섭이 미국진출한 장면은 개인적으로 감동이었다. 송태섭이 큰 무대에서 뛰는 모습이 힘든 시간을 지나 결국 성공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세 번째는 슬랭덩크 팬들을 위해 만화 이후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쿠키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이번 극장판은 송태섭 시점으로 제작되어 송태섭 이후 스토리를 짤막하게 보여준다.
쿠키영상 2가지
영화가 끝나고 나온 쿠키 영상에서는 산왕의 에이스 정우성이 미국 대학리그에서 뛰는 장면이 나오고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키가 작아 포인트가드로 활동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하고 송태섭이 상대팀의 포인트 가드로 등장한다. 송태섭은 만화 내에서 주목받지도 못했고 농구에서는 키가 작다는 건 큰 약점인데 그럼에도 가장 농구를 잘하는 정우성이랑 같은 리그에서 뛰는 장면이 감동적이었다. 두 번째 쿠키 영상은 엔딩크레디트가 내려가고 짤막하게 나오는데 송태섭과 생일이 같은 형 송준섭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송태섭과 어머니는 형인 송진섭이 죽은 뒤로 형 이야기만 나오면 마음 아파했다. 그래서 형의 유품이나 사진도 다 치웠다. 그런데 형의 사진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는 것은 이젠 치유돼서 괜찮아졌다는 걸 의미한다. 송태섭도 어머니도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 다음스태프로 나아간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슬램덩크 내용을 모르고 봐도 되나요?
이번 극장판은 만화 마지막화의 내용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지 않은 부분이 상영되었다. 슬램덩크는 나온 지 거의 30년이 된 만화라서 예전에 봤던 사람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안 본 사람도 있을 건데 슬램덩크의 내용을 모르고 봐도 될까?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답은 내용을 아는 게 좋다는 거다. 보통 극장판은 내용을 모르고 봐도 알 수 있게 많은 사람들을 아우르도록 제작된다. 하지만 이번 슬램덩크 극장판의 경우는 슬램덩크를 사랑해 주는 팬들을 위해 제작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모르고 봐도 상관은 없지만 인물들 관의 관계를 모르면 영화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강백호와 서태웅의 관계 등 인물들의 성격과 지금까지의 행보를 극장판 2시간 안에 모두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슬램덩크의 팬인데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싶다면 대략 스토리를 기억하고 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