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무도 모른다
개봉 : 2005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야기라 유야, 키타우라 야유, 키무라 히에이, 칸 하나에
엄마가 떠나고 방치된 4남매
됴쿄의 작은 아파트네 엄마와 4남매가 이사를 온다. 아파트 주인에게는 4남매가 있다는 사실은 비밀이다.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면 시끄럽다고 집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4남매는 학교도 가지 않고 조용히 지에서 숨은 듯이 살고 있다. 엄마는 이 남자 저 남자와 사귀며 4명의 아이를 낳았고 아이들은 출생신고도 되어있지 않다. 엄마는 자기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며 아직도 남자를 찾아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돈을 조금 남겨두고 집을 오래 비우게 된다. 엄마는 크리스마스에 잠시 집에 들렀다 다시 나간다. 장남 아키라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엄마의 성이 바뀌어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어머니가 자신들을 버렸다는 것을 아키라는 직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돈도 점점 떨어지고 수도와 전기도 끊겼다. 4남매는 처음으로 밖으로 나오게 되고 매일 방안에만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소풍 나온 기분이다. 공원에서 수돗물을 먹으면서 마른 목도 축인다. 아키라는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얻어와 동생들과 나눠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길거리를 돌던 아키라는 왕따를 당하던 사키와 친해진다. 사키는 원조교제를 통해 번돈을 아키라에게 건네지만 아키리는 거절한다. 어느 더운 날 아키라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지고 근처학교에서 같이 야구를 하게 된다. 정신없이 놀다 갑자기 집에 있던 동생들이 걱정된 아키라는 급하게 집으로 뛰어간다. 그런데 유키가 의자에 올라갔다 떨어진 채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아키라가 떠올릴 수 있는 건 엄마밖에 없었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직 어린아이인 아키라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유키는 죽게 된다. 사키는 가진돈으로 유키가 좋아하던 과자, 애착인형, 신발을 유키와 함께 캐리어에 넣어 공항으로 간다. 유키가 좋아하던 비행기가 잘 보이는 곳에 묻어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이 영화는 1988년 도쿄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아파트 주인의 신고로 세상에 드러났다고 한다. 실제 내용을 영화에 그대로 담진 않았다. 실화는 영화보단 더 처참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뉴스에 아이가 죽었다는 보도를 보고 설마 자기 아이인가 하면서 경찰서로 찾아가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글로 쓰진 않겠지만 실제로 있었던 내용을 그대로 다루면 영화가 너무 사회고발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어 감독이 각색한 것 같다.
엄마아빠 역할을 대신하는 아키라와 교코
엄마가 떠나버리고 남게 된 4남매 중 장남 아키라와 장녀 교코는 동생들을 돌보게 된다. 자신들도 이미 어리지만 동생들은 자신들보다 더 어리다. 이런 모습은 시대를 떠나서 부모님이 바쁜 집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아직 아이들이라 부족한 게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동생들을 돌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아키라는 편의점을 돌아다니면서 동생들이 먹을 음식을 구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놀고 싶은 아이다. 더운 여름 집을 뛰쳐나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런 모습이 더욱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어릴 때여서 그런지 감정이입이 더 잘되었다. 영화에서는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거나 하지 않는다. 평가는 관객이 하는 것이고 영화는 그냥 담담히 보여주기만 할 뿐이다. 내용은 아이를 방치한 엄마에 대한 사건을 고발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분노의 화살을 받을 악역을 내세우고 있는 모습이 아니다. 그것보단 사회 구성원들의 역할을 말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막을 수 있는지를 말하고 싶어 한다. 제목 아무도 모른다는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주민들이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면서 앞으로 비슷한 일이 일어나도 또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8년과 다르게 현대 사회는 복지에 대해서 많이 발전했다.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 이런 아이들이 다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